강원도 정선 민둥산
민둥산역-증산초교-급경사코스-정상-완경사 코스-증산초교
이동경로: 5.2 km
바로 어제 가을 억새를 느끼러 다녀온 민둥산 등산 후기이다. 9월 24일부터 11월 13일까지 민둥산 은빛축제가 한창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억새밭은 금빛이 맞지 않는가 했는데 정상에 올라 널디넓은 억새밭을 보고야 깨달았다. 민둥산의 억새는 은빛이 확실하다. 민둥산의 억새밭의 절정시기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라고 하니 지금 딱 이 순간, 망설이지 말고 민둥산으로 떠나보자!
가을의 정수! 은빛 억새밭의 물결 민둥산 등산

민둥산역 도착


오전 9시 55분 청량리역에서 출발하여 도착 예정시각인 오후 12시 43분보다 몇 분 연착하여 민둥산역에 내렸다. 사실 민둥산역이 있는지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민둥산은 민둥산역에 내려서 걸어서 방문이 가능하니 뚜벅이도 쉽게 방문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무궁화호를 가을에 예약하기가 참으로 힘든 편이라고 하는데 남자 친구가 서프라이즈로 예약해줬다.
민둥산역에서 민둥산 가는 길

민둥산역에서 민둥산 증산초교 코스 입구까지는 1.8 km 정도이다. 등산을 하였을 땐 이렇게 길다고 못 느꼈는데 하산하고 내려올 때는 솔직히 길게 느껴졌다. 민둥산역에서 내려 등산객들이 향하는 곳으로 따라 걷다 보면 삼거리교가 나오는데 그곳을 지나면 육교가 나온다. 그리고 민둥산 가는 길이라 적힌 굴다리를 지나면 증산초교가 사진 속에서 왼쪽에 위치하고, 맞은편에 민둥산 출입구가 있다.
드디어 민둥산 등산의 시작!



토마토 무인 상점을 끼고 올라가면 천불사라는 작은 절이 있고 표지판이 보인다. 이 지점을 기준으로 증산초교로 가는 완경사 코스와 민둥산(2.10km)의 급경사 코스로 나뉜다. 어느 쪽으로 갈지 고민하던 와중에 지나가는 등산객 어르신분들이 급경사코스를 추천해서 빠르게 치고 올라가서 정상에서 사진을 찍어야겠다 생각하고 급경사로 향한다.
억새밭으로 유명하지만 곳곳의 단풍도 예쁜 민둥산

호기롭게 선택한 급경사코스는 시작부터 계단의 연속이었다. 계단을 헐떡거리며 올랐는데 기차에서 먹은 빵이 나올 것만 같았고 갑자기 체온이 급격하게 오르며 더워졌다. 그런데 힘들만하면 가을의 정취가 물들어가는 풍경의 연속이라 포기할 수 없는 것 같다. 산의 가을이 물들어간다.



억새밭으로 유명한 산이지만 정상에 오르기 전에도 시원하고 길게 쭉쭉 뻗은 나무들과 아름다운 숲을 볼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부지런히 걷다 보면 벌써 이만큼이나 온건가?라는 생각이 들만큼 정상에 빠르게 가고 있다. 확실히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객관적인 거리로도 지난번 소백산보다 짧고 쉽게 느껴졌다. 참고로 소백산은 왕복 13.5 km이고 민둥산은 왕복 5.2km이다.
강원도 정선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데크

시원한 뷰가 보이는 전망이 있는 테크에 도착했다. 민둥산 급경사 코스를 오르다 보니 느낀 부분인데 나무데크가 있는 곳까지 딱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거의 쉬지 않고 더 빨리 오른 것 같다. 증산초교 코스의 급경사 코스를 선택하신 분들이라면 이 나무데크가 보이는 쉼터에 다다르면 정상까지 600m밖에 남지 않았으니 사진도 찍고 물 한 모금하며 재충전하길 바란다.


전망대 뒤에 있는 억새밭에서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아 순서를 기다렸다가 나도 찰칵하고 사진으로 이 날의 풍경을 기억하며 억새에 취해본다. 날씨도 따라줘서인지 어디에서 찍어도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다.
민둥산 억새밭의 일렁이는 은빛 물결

민둥산은 산 위에 나무가 자라지 않아서 민둥산이 부른다. 나무가 자라지 않는 곳에는 억새가 밭을 이루어 가을 산행으로 유명한 산이란 명성에 걸맞게 등산객을 유혹하는 억새밭이다. 압도적인 억새밭의 풍경을 구경하느라 억새밭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은 딱히 힘들지도 않다.
민둥산 정상


드디어 민둥산 정상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에 대기하여 등산 인증 사진도 찍었다. 민둥산 정상 주변은 나무테크로 크게 쉴만한 공간이 360도로 조성되어 있다. 민둥산도 식후경! 멋진 강원도 정선의 뷰를 보며 준비해 온 김밥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증산초교 코스 완경사 코스로 하산하는 길

급경사 코스로 올라왔으니 하산은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완경사로 선택해본다. 본격적인 하산에 앞서서 풍경이 너무 멋져서 또 멈춰서 사진을 찍었다. 무릎 연골은 소중하니깐 등산스틱을 꺼낸다. 자 이제부터 하산을 시작하자! 해가 저물기 전에 얼른 하산을 해야 한다.
완경사가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드는 하산길

분명 완경사라고 적혀있는 코스를 선택했는데, 이거 이거 내려가는 길의 경사가 만만치 않다. 등산스틱이 없었으면 무릎에 무리가 갈만한 경사이다. 짧은 코스라고 만만히 보다가는 무릎이 남아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안전이 제일이다. 천천히 조심해서 하산해본다.
노랑노랑 한 민둥산 하산길


등산을 오후에 시작해보긴 처음인데 오후 등산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물이 선명해지는 해 질 녘 시간이라 숲과 나무가 물들어가는 단풍과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물론 랜턴 등의 장비가 없어 해가 저물기 전에 하산을 완료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었지만 새벽 등산보다도 등산객도 적어서 한적하게 하산하며 온전한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민둥산이 보여주는 멋진 풍경을 보며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무궁화호에선 단잠에 빠져 서울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총평
민둥산은 높이 대비 쉽다고 느껴지는 산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등산객들이 주를 이루고 백패킹을 하는 분들도 많다. 인근 관광지에 왔다가 잠깐 방문하여 오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그렇지만 1119m를 왕복 3시간 만에 오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높은 경사를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일반 운동화보단 등산화를 꼭 신길 바란다! 안 그러면 하산 시에 생각보다 높은 경사에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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